‘만경 萬頃’

현대의 인간들은 과학이 이루어내는 속도와 변화에 숨 가쁘게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물질문명은 생활의 편리를 주고 있으나 인간적 삶은 불안과 번민으로 가득 찬 형국이다. 인류가 이루어가는 발전의 속도와 변화에 과연 우리는 삶을 어떻게 이끌어야 할까?

전시명 ‘만경(萬頃)’은 일만 만(萬)자와 이랑 경(頃)자로 조합된 강(江)의 이름이다. 만경강은 작업실과 지척에 있어 자주 거니는 곳으로 자연이 이룬 습지를 관조하며 스스로 드러나는 생명의 순환을 생각하게 한다. 이는 근래에 인간들이 처한 환경에 대해 돌아보고 인류의 나아갈 길에 대한 성찰의 의미를 담고 있다. 작품 전반의 화두를 살펴보면 생명에 관한 여러 단면을 찾아볼 수 있다.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후,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인간적 불안과 번민을 작업의 주제로 삼아 표현하고 있다.

오늘날 정신보다는 물질을 중시하는 과시적 소비문화가 타성화 되어가는 현실 속에서 불안과 번민에 찬 우리의 삶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줄 천인합일(天人合一)과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정신적 근원의 의미들을 되새겨 본다. 이번 전시를 통해 보이지 않음을 보고 들리지 않는 가운데 들음을 추구하며 정중동(靜中動), 무위행(無爲行)의 비가시적 세계에 대한 사유의 장을 열어 보이려 했다.

-박종갑 작가노트 中

ㆍ전  시 명 :​ 지역작가 '박종갑' 초대전 '만경(萬頃): 생명의 강'

ㆍ전시기간 : 2024. 8. 14.(수) ~ 9. 21.(토) 10:00~18:00 (매주 월 휴관)

ㆍ전시장소 : 누에아트홀 작은미술관 1,2,3 전시실

ㆍ참여작가 : 박종갑